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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수한잔

스마트폰 고속 충전의 조건

by irmus 2013. 2. 12.

스마트폰 쓰시나요? 전 갤럭시 노트 사용중입니다. 덩치만큼이나 소모전력이 상당한 모델이죠. 게임 돌리면 3~4시간만에 삑삑거립니다. 게임이야 뭐 시간남을 때 집에서만 하니 배터리 교환해 가며 합니다만, 운전중 티맵 돌릴때엔 답이 없더군요. 충전속도가 소모속도보다 더 느립니다. 충전기 연결해 두고 있어도 배터리는 계속 빠져나가는거죠. 충전기 용량이 부족해서 그런것은 아닙니다. 1A짜리거든요. 그럼 차량용 정품 충전기를 사면 해결될까? 전자회로로 먹고산다는 놈이? 돈 몇푼이 아까워서 라기 보단 명색이 카이스트 전자과 출신이 이거 하나 해결못하겠나 싶어 이리저리 뒤져 봤습니다. 결론은 고속 충전의 조건은 딱 3가지 입니다.


1. 충전기 용량

먼저 당연하게도 충전기 용량이 1A급은 되어야 합니다. 갤럭시노트에서 티맵을 구동했을 때 사용하는 전력만 500mAh 이상입니다. 충전기가 1A용량이라면 산술적으로 1000-500 만큼은 배터리로 들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죠. 충전 회로에 한계가 있으니 1A 이상은 큰 의미 없을겁니다(요건 좀 테스트를 해 보고 내용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 내용 추가 : 갤럭시 노트에서 1A 이상 충전기 사용해도 소용없습니다. 갤럭시 노트는 최대 930mA 까지만 끌어쓰는군요. 


2. USB D-/D+ 단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들은 PC와 연결되어 있는지, 아니면 충전기와 연결되어 있는지 구분하기 위해 USB D-/D+ 단자를 사용합니다. 아닌 제품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렇습니다. D-/D+ 단자가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 PC와 연결되어 있다 판단하고 500mA 까지만 전류를 끌어다 사용합니다. PC의 USB 단자에는 500mA까지만 출력하게끔 퓨즈가 있기 때문이죠. D-/D+ 단자가 쇼트되어 있으면 충전기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양껏 끌어다 씁니다.

위에서 언급한 1A 용량의 충전기가 있다 할지라도 D-/D+ 단자가 쇼트되어 있지 않으면 폰은 PC와 연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500mA 까지만 쓰게 됩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상용 시거잭 충전기는 D-/D+ 단자가 내부에서 쇼트되어 있습니다. 상용 제품이 아닌 가정용 아답터 등으로 자작하시는 분들은 두 단자를 쇼트시켜서 사용하세요.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있어요.


3. USB 케이블

저를 가장 애먹였던 조건이네요. 위 1, 2번 조건까지는 쉽게 찾았는데, 이녀석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기술시간에 배우는 옴의 법칙인데 말이죠 -_-;; V = I * R

USB 케이블은 전선입니다. 전선도 저항이 있어요. 아주 작긴 하지만... 여튼 저항이 있고, 전류가 흐르면 전압 강하가 발생합니다. 충전 전류가 1A 정도 되면 작은 저항이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실측치로 계산한번 해 보겠습니다.

제 책상에 막굴러다니는 저렴한 마이크로 USB 케이블의 저항을 측정해 보니 +, - 단자 왕복으로 합쳐서 약 1옴 정도 나옵니다. 그럼 이 케이블로 1A가 흐르면 1V의 전압 강하가 생기게 되죠. 충전기에서는 5V를 내보내 주지만 케이블에서 1V 까먹고 스마트폰에는 4V밖에 안가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폰은 전압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류를 제한시키게 되고, 결국 고속 충전이 안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은 저항이 작은 고급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충전기에서 5V보다 높은 전압을 내보내 주는 방법입니다.

갤럭시 노트 번들 USB 케이블의 저항을 측정해 보니 왕복 0.3옴 정도 나옵니다. 이정도면 쓸만하더군요. 고속충전 잘 되구요.

충전기에서 5V보다 높은 전압을 출력하는 것은 좀 위험합니다. 물론 조금 높다고 망가질 정도로 폰을 허술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조심하세요. 참고로 갤럭시 노트 정품 충전기는 5.1V/1000mA 출력입니다. 요 깜찍이들. 0.1V 높여놨어ㅋㅋ



결론

차량용 대용량 충전기 + USB 케이블 조합을 사용하실 분은 좋은 케이블을 사용하세요. 제조사 정품이면 됩니다.

가정에서 아답터로 자작하실 분은 5.5V 정도 아답터로 D-/D+ 쇼트시키고 사용하면 될것 같습니다만, 전자돌이로써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역시 5V 아답터 + 좋은 USB 케이블 조합이 더 안전합니다.

어쨌거나 정품 충전기 사서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덧붙여서
좋은 USB 케이블을 구하기 귀찮다면 보유중인 케이블을 잘라서 짧게 만들어 사용하세요. 저항은 도선의 길이에 비례하니깐요^^; 혹은 굵은 전선으로 연장해서 사용해도 됩니다. 인터넷이나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케이블은 모두 부적격입니다. 저도 정품 케이블은 하나 뿐인지라 집과 회사, 차에서 쓸려고 3개를 구입했더랬죠. 3대 오픈마켓에 삼성 정품이라 광고하며 판매중인 제품이었습니다만 모양은 그럴싸하나 짝퉁이더군요. 도선 저항 측정해 보니 제 책상위에 막굴러다니는 케이블보다 더 큽니다. 3개 중 1개는 무려 3옴이나 나오더군요. 5천원 남짓이지만 환불하는것도 쉽지 않군요. 전화해서 따지고 에휴... 천원~3천원 정도 하는 케이블은 절대 정품 아니고, 고속 충전 안됩니다. 예쁘장한 플랫 케이블류는 어떤지 테스트 해 보지 못했습니다. 돌돌돌 말리는 롤케이블 류는 100% 부적절합니다.
케이블을 잘 살펴보면 전선 규격을 적어놓은 글씨가 있습니다. AWG단위로 많이들 표시하는데요, 대부분 전원선은 24AWG입니다. 그런데 24AWG는 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22AWG 혹은 그 이하를 사용한 케이블이 좋겠습니다만 이런 녀석은 거의 없네요. 참고로 USB 케이블에는 데이타 2선, 전원 2선이 들어 있고, 28AWG 1P/24AWG 2C 이런 식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들 중 2C 앞에 붙은 24AWG가 전원선 규격입니다. 1P 앞의 28AWG는 데이터 선 규격이예요. AWG값이 작을 수록 전선이 굵고 저항이 작습니다. 작업용으로 사용중인 전원선은 20AWG인데요, 50cm 도선 저항이 0.03옴으로 측정됩니다.

전 예전에 사용하던 iPod용 벨킨 충전기(1A) + 자작 커넥터 변환보드(apple 30핀->USB) + D-/D+ 단자 쇼트 + 삼성 정품 케이블 조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티맵 돌려도 충전됩니다.

벨킨 F8Z184 충전기(사진 출처 : 벨킨 홈페이지) + 변환 보드